우유병을 싫어하는 우주는 하루 이틀 정도 젖병을 잘 빨지 못했다.그래도 24시간마다 한 번씩 급유를 하니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혼자만 더 붙잡고 빨면 돼 세상 귀엽고 소중하고 귀여워 죽겠어ㅠㅠ
집에 돌아온 지 5일째가 되었는데도 우주가 끙끙 앓지 않았다.
어디 아픈지 변비인지 적응이 안될지 걱정돼서 참을 수가 없었고 ㅠㅠ 4월23일 금요일 새벽!!!!! 정말 예쁜 오빠를 감싸두었어.아기엄마들이 이런식이었을까..하하하
어쨌든 그 근아의 시작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기뻐했는데…
▲평화롭게 잠자는 우주=뜨거운 물이 담긴 페트병과 보온팩이 더웠는지 늘 가장자리에서 잔다.리빙박스가 투명해서 옆에서 보면 얼굴이 항상 찌그러져
밥을 배불리 먹어도 쭙쭙과 쐐기통 하는 검은깨 조랭이 떡
그런데.
23일에 정상적으로 똥을 싼 이후, 무른 변으로부터 시작해 설사로 연결되었다.자고 일어나면 담요에 바르는 것은 기본이고 가만히 있기만 해도 흐르는 정도였다.
으깨비는 청결이 중요하다고 해서 매일 세탁을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ㅠㅠ설사가 나지 않아서 병원에 갔다.
구조 직후 데려간 병원에서 호다닥으로 가서 진료를 받았다.수의사 선생님의 말씀… 너무 어려서 주사와 약처방이 어려울뿐더러 초유에서 분유에 갑자기 들어와서 적응이 안될지도 모른다고…
이때는 우주가 생후 2주에서 3주 정도 추정될 때였다.
혹시 모르니까 자극이 적은 소화제를 바꿔주셨다.분유를 탈 때마다 넣으면 괜찮다고 하셨어
근데 일주일… 그 이상이 지나도 잡히지 않는 설사…
그것으로 생긴 췌장 ………
너무 놀라서 바로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병원에서는 설탕물로 항문을 적셔주면서 조금씩 밀어줘, 1~2cm정도 튀어나올 경우 봉합수술을 해야한다고 말씀하셨다.(너무 어려서 마취에서 깨어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한다…ㅠ.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집에 오는 길에 설탕을 사다가 허리디스크가 오면 바로 넣어줬다.그런데 다음 날 허리디스크가 더 심해진 건 아닐까.
화상보다 1~2㎝ 더 튀어나왔고, 범 양은 곧바로 병원으로 데려갔다.원장님께서 확인하시고 더 심해졌다면서 수술을 해야한다고 하셨어.아까 말씀드렸듯이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도 하고… 일단 완전 극소량의 마취제를 투여하고 바로 봉합 수술을 시행했다.
수술은 20분 안팎으로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마취가 완전히 풀리는 것을 봐야 하기 때문에 2시간 정도 병원에 있었다.
다행히 ㅠㅠ마취에서 깨어난 우주. 마취는 깨어나도 깨어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병원 갔다 와서 수면바지에 파묻혀 자는 우주 다행히 수술 후에도 여전히 식욕과 활기에 찬 우주
그래도 잘 잡히지 않는 설사로 수술 5일 만에 실밥이 터지고 다시 재탈장했다.
원장님께서 알려주신대로 설탕물에 적셔 쑤셔넣으려 했지만,,너무나 고통스러워하는 우주때문에 더 이상 강행할 수가 없었다ㅠㅠ..
그리고 그 다음날 다시 찾은 병원.전보다 더 심하게 탈장한 상황이다.
진료를 대기하면서도 간호사 선생님이 설탕과 식염수를 뿌려줘 부은 직장을 진정시키고 천천히 밀어넣더니 곧 2차 수술에 들어갔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마취에서 깨어나준 우주
원장님께서 하시는 말씀으로 “이렇게 작아도 살려고 발버둥치는 데까지 해보자” 라고 하시면서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셔서 진료시간이 끝났는데도 다시한번 체크해 주신 너무나 감사한 원장 ㅠㅠ
그리고 분유가 안 맞는 것 같으니 분유 급유를 중단하고 어쩔 수 없이 사료로 바꾸자고 하셨다.당장 사료를 구입하기에는 맞지 않을지 몰라 맛보기로 사료 두 개를 섞어 주셨다.(아마 아기 고양이 전용 사료와 장 케어 사료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도 제대로 나지 않자 먹이를 믹서에 갈아 가루가 된 먹이를 끓는 물에 불렸다가 끓는 물에 적신 먹이를 면천이나 거즈에 한 번 걸러 분유 대신 주유하기로 바꿨다.
거즈에 불려둔 가루 먹이를 한번 걸러서 소화제를 넣어서 먹일 준비!!
이젠 정말 끝났을 것이라고 걱정했는데 두 번째 수술 당일 새벽 다시 디스크에 걸린 것이다.
정말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았고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이 많았다.
다음 날 곧바로 다시 병원으로 데려갔고 출근하자마자 확인한 원장이 다른 병원으로 전화를 걸어 현 상황에 대한 대처 방법을 물었다.
하지만 정말 안좋은 소식…..
튀어나온 디스크는 또 원장이 눌러줬지만 이미 항문 주변 조직이 파괴된 상태여서 두 번의 마취와 수술을 위해 더 이상의 봉합 수술은 의미가 없다고 한다.다시 수술을 하게 되더라도 이렇게 재둔장이 될 확률이 높다고 하셨다.
너무 어려서 매번 마취하기엔 우주에도 안 좋다고…어쩔 수 없지만 3~4개월 자랄 때까지 설탕물에 쑤셔넣는 수밖에 없다고 하셨어
더 이상은 방법이 없는 걸까. 우주는 나을 수 없을까 별의별 생각이 다 있었지만 집사는 강해야 우주가 살지!! 원장님처럼 천천히 해보려고 그날 밤에도 해보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다.
오히려 고통을 견뎌냈다.
하필이면 다음날 다니던 병원이 휴일이어서 어쩔 수 없이 대형 병원을 찾아 상황을 이것저것 설명했다.
이 병원에서도 두 번의 마취와 수술이 우주에는 힘들었기 때문에 일단 봉합은 하되 마취는 하지 않았다고 말씀하셨다.(무마취 TT 너무 힘들고 아팠겠지만 잘 버텨준 우주)
세 번째 봉합 수술까지 한 우주, 수의사 선생님이 좀 더 세밀하게 봉합했다고 하셔서 여기서도 우주가 살고자 하는 의지가 너무 강했다고.ㅠ.ㅠ멘칫..
놀랍게도 전날부터 먹인 사료 덕분에 설사가 나고 고운 응가를 생산했다.
분유에서 금방 미끼로 바뀌어도 잘 먹는 우주!!식량을 당장 공급하기에는 급해질 수 있어서 조금씩 자주 급유했다.
사료로 바뀐 뒤 설사는 하지 않고 잘 정리해 왔다.설사가 나자마자 허리디스크도 생기지 않았다.
그래도 금방 끙끙 앓으며 힘을 주거나 흥분해 힘을 주면 다시 탈장할 수 있어 최대한 조심해 우주가 흥분하지 않도록 환경을 만들어 줬다.
이제 제법 뒷다리에도 힘이 넘쳐서 리빙박스를 뛰어넘는 우주
정말 걱정이었고 한없이 죄책감에 시달릴 시간이었지만 우주가 잘 견디고 살려는 의지가 강했기에 이겨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부디 잘 이겨낸 우주 고맙기 그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