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본 게 초등학생 때였나? 지금처럼 여러 OTT가 있어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시대는 아니었다. 그냥 케이블로 방영해주는 거 보거나. 아니면 따로 찾아서 다운받아 봤어야 했어. 요즘 애들은 자막 싱크대 맞춰서 이런 건 잘 모르지. 그냥 틀면 되니까.
아무튼 처음 본 게 다들 아시는 ‘프렌즈’였어요. 그 다음이 CSI였다. 그때는 시즌1부터 쭉 본 게 아니라 방영해주는 거 위주로 그때마다 봤다. 둘 역시 역대 미드 순위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작품이지만 소개한 건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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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PD, 초동 수사는 역시 경찰이다” 보통 해외 시리즈, 수사 장르 하면 대체로 특수한 집단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했던 건 앞서 언급한 적도 있고. ‘크리미널 마인드’처럼 FBI 안에서도 특수한 팀을 다루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약간 얇게 느껴지기도 했다.

특수 요원들을 보고 일반적인 형사들을 다루었으니까. 물론 그분들이 제일 중요하긴 하다. 현실에서는 좀 더 가깝다고 할 수 있고. 처음부터 이걸 먼저 봤다면 고민하지 않고 봤을 거야. 그냥 저는 이미 아주 스페셜한 인물들을 많이 봤고.
굳이 볼 이유가 없었다. 근데 본 사람들이 다 재밌다고 하니까 몇 편 보고 판단해보자. 그런 생각이 들어서 보기 시작했는데 마지막 시즌까지 보게 될 줄이야.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시카고 파이어’ 스핀오프로 시작했는데 나중에 완전히 정착됐다.

보통 시청률이 높으면 파일럿이 아니라 제대로 편성하니까. 가장 중심이 되는 인물은 아무래도 보이트 형사. 다들 그랬을 것 같은데, 나도 첫인상은 별로였어. 무뚝뚝해서 좋은 사람도 있고. 이 남자처럼 그냥 짜증나기 쉬운 사람이 있으니까.
그런데 나중에는 그런 것도 매력이라고 느껴져. 콩깻묵이 제대로 생긴 뒤에는 다음 이야기를 보는 게 어렵지 않았다. 몇 년 동안 오래 살면서 여러 시즌이 제작됐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을까. 나처럼 기존에 다른 것을 많이 봤다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보고 있으면 은근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할 거야. 특히 캐릭터가 입체적이고 좋다. 지금 당장 그만둬도 성격이 좀 이상해. 근데 싫지 않다는 거. 사실 진짜 따뜻한 사람이고.
‘밴드 오브 브라더스 걸작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 남자들은 한 번쯤 봤을 것이다. 해외 시리즈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제목은 알고 있을 정도로 역대 미드 순위 중 최고를 자랑한다. 개인적으로는 이것도 정말 사정이 많다. 내가 이걸 보려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르겠어. 지금은 그냥 틀면 볼 수 있지만 옛날에는 그렇지 않았다.
방영 시기가 2000년대 초반인데 그때는 일일이 다운받아 봐야 했다.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앞을 가리네. 이걸 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기다렸는지. HBO에서 명작을 많이 만들었네. 왕좌의 게임도 있는데 내 기준으로는 이게 최고인 것 같아.
심지어 나는 이런 전쟁물을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야. 아마 내가 이를 기점으로 삼아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기억한다.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하고. 톰 행크스도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두 사람은 과거 라이언 일병 구출을 찍기도 했다.
거의 영화와 다를 바 없는 스케일을 보여줘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유명한 전투를 대부분 재현했기 때문에 이것만 봐도 거의 알 수 있다. 어떤 전투가 유명했는지, 얼마나 처절했는지. 당시 상황을 그린 것도 재미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인터뷰 장면을 무척 좋아했다.
실제로 참여한 사람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연출 자체가 마치 실제를 방불케 했고 보는 내내 감동하면서 봤다. 물론 미치광이 같은 캐릭터도 있고. 존경할 만한 인물도 있다. 보면서 과연 나라면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했다.
지금도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소불 대위. 앞서 언급했지만 내가 처음 본 시리즈의 주인공이었기 때문에 더욱 충격적이었다. 로스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그의 모습에 숨을 헐떡이며 본 거야. 말할 것도 없어, 안 보면 진짜 후회돼.섹스 앤드 더 시티 어릴 적 멋있어 보였어 제목은 좀 자극적이다. 약간 수준 높은 장면도 있고. 그런데 내가 이걸 꽤 이른 나이에 봤다는 거. 여성이 뽑은 역대 미드 순위에서 항상 높다. 그 이유는 말할 것도 없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반적인 사람들이 아니야. 사회적 지위도 있고 돈도 많아.
나도 보면서 저렇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닮고 싶지 않은 인물은 캐리였다. 지금 봐도 그렇지만 어릴 때도 좀 이상했어. 우유부단한 성격도 그렇고. 남자를 보는 눈은 없어, 사치는 너무해. 가장 궁금했던 것은 그녀의 직업.
아니, 저런 글을 써서 그렇게 돈을 많이 버는 거야. 지금 생각해보면 가장 이상한 부분이다. 다른 사람들은 그래도 이해할 수 있어. 근데 그녀를 보면 그 돈이 다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어. 요즘 얼굴 보면 정말 상상도 못하는데 한때 그녀는 몸매도 좋고.
얼굴도 나름 예뻤다. 지금은 너무 구겨져서 보기 싫지만 한편으로는 멋있다고도 생각했다. 가끔 한국 중견 여배우들을 보면 보톡스를 심하게 맞아 얼굴이 좀 이상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그런 당당한 태도는 인정해야 할 것 같아.
지금도 생각난다. 친구들끼리 모여서 브런치 하고. 파티하는 그 장면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여유롭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나이가 되어서도 같이 놀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쩐지 둘 다 이루지 못한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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