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지구의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진 채 태양을 공전하기 때문이다. 지구는 왜 이렇게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을까.
태양계 내 다른 행성은 어떨까. 이들의 자전축은 지구와 비슷할까. 그렇지 않다. 태양계 행성의 자전축 각도는 제각각이다. 수성은 0.04도, 금성은 177도, 지구는 아시다시피 23.5도, 화성은 25도, 목성은 3도, 토성은 26.7도, 천왕성은 98도, 해왕성은 28도이다. 특이한 것은 금성의 자전축 기울기는 무려 177인데, 이는 완전히 거꾸로 서서 도는 것과 같다. 여기서 질문 나올 것 같아. 177도라면 수성과 마찬가지로 거의 기울지 않은 채 공전하지 않을까 싶지만 그렇지 않다. 자전축의 정의는 그 행성의 자전축과 공전축 사이의 각도를 말하므로 금성은 거꾸로 서서 도는 것과 같다. 사람으로 치면 물구나무를 선 채 돌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천왕성은 98도이므로 이는 옆으로 누워서 회전하는 것과 같다.
그렇게 태양계 내 행성들은 각도는 다르지만 모두 자전축이 기울어진 상태로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다. 왜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는지를 알아보려면 태양계가 처음 태어나는 그 순간으로 시간을 되돌리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학설로만 주장되고 증명된 것은 없다. 그래도 그런 이유를 알아보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태양계가 생긴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4547억 년 전이다. 당시 태양계는 지름이 엄청나게 큰 거대한 성운이 회전하면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성운의 성분 중 원자가 주축인 구름이 만유인력에 의해 태양이라는 별에 탄생하게 된다. 그리고 그 주변의 잔재들이 지구를 비롯한 태양계 행성과 그 행성을 도는 위성을 형성하게 된다. 학자들은 행성의 자전축이 기울어진 이유는 태양계 행성이 형성되기 시작할 무렵 태양계 내의 무수한 소행성이 있었는데 태양의 만유인력에 의해 이러한 소행성이 태양계 내에서 운동하면서 각 행성과 부딪혔고 그 충돌로 인해 자전축이 기울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소행성은 매우 커서 각 행성과 부딪힐 때 그 행성의 운동 자체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었고, 그런 충격이 누적돼 자전축이 기울어진 상태가 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그런 충돌이 줄어들면서 더 이상의 충격은 없어졌고, 그 상태에서 더 이상 변화는 없고 관성에 의해 자전축이 기울어진 상태에서 태양을 공전하면서 지금까지 왔다고 주장한다.
지구의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진 것은 어떻게 보면 태양계 형성 과정에서 생긴 우연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에는 이처럼 우연에 의한 현상이 수없이 많다. 이유나 목적은 알 수 없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우연은 시간이 지나 필연으로 남게 된다. 우리가 사계절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이런 우연에 의한 필연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