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이건 진짜야 천문학자는 별을 안 봐.

최근 교육받는 과정에서 책을 읽어야 할 것이 있어 선택한 책이다. 다양한 온라인 도서 판매 사이트에 천문학 분야에서 버젓이 최상위권에 올라 있었기에 도대체 어떻게 썼길래 이렇게 많이 읽으면 올라와 있는지 궁금해서 읽어봤다.

읽고 나니 뭔가 개운한 것이 가슴을 스친 것 같았다.일단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글이 책에서 쉽게 손을 떼지 못하는 흡인력을 가지고 있었다. 저자는 실제로 천문학을 전공했고 지금은 대학에 연구박사로 계신 분이다. 이분의 이름에 붙는 미사여구를 모두 떼고 책 자체만으로 읽기에 가볍고 재미있었다.

그냥 흘러가다가 대학원에 가게 됐고,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저게 대체 뭐지’ 하는 생각에 몰두하는 사람이 돼 있었다. 나는 이 문구가 정말 마음에 들어. 아마 우리는 정말 명확한 개념을 가지고 있는 몇몇 직업을 제외하면 다른 사람들의 일에 대해서는 문외한에 가까워질 것이다. 대학 전공도 마찬가지다. 내가 전공으로 하고 있는 천문학이라는 낯선 전공에서 어느 대학에나 있는 경영 같은 전공을 묻는 친구들을 봐도 서로가 서로에게, 흔했던 흔치 않은 ‘너는 도대체 무엇을 배우느냐?’는 질문이 아주 자연스럽게 나온다. 결국 우리 모두는 남들이 하는 일이 ‘저게 도대체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천문학과에 간다고 해서 모두 별을 보는 것은 아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때부터 별을 너무 좋아해서 다양한 관측 경험도 쌓고 와서 물어볼 때마다 ‘저건 xx자리다’고 바로 튀어나오는 특이한 친구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러지 못한다. 다른 학과 친구들을 만나면 ‘와, 별도 보고 너무 좋다~’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대학을 8학기 동안 다니면서 별 보는 수업을 들은 건 하나밖에 없었고, 그 수업에서도 한정된 장비로 모든 조가 실습을 해야 해서 딱 하루 이틀 정도밖에 못 본 걸로 기억한다.

이 책은 그 점을 매우 유쾌하게 풀어준다. 공감대가 형성되자 더 읽기 쉬워진 것 같다. 과학 > 천문학 분야로 분류되어 있는 책이지만 천문학적 지식보다는 ‘아,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이렇게 살고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그럼 나는?’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인 것 같다.

너무 오랜만에 천문학과는 별을 보는 과가 아니라고 말해줘서 재미있어서 이번 글은 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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