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N은 최근 2년간 공시 내용이나 발표 시기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거의 마지막 날 제출한 공시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데 2년 전부터 재직 중인 새 대표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게 아닌가 싶다. 이번 사업보고서 역시 마감시한이 한창인데 자율주행 관련 연구개발이 가장 눈에 띈다. 사업 내용 부분과 재무제표 일부 내용 위주로 정리를 해봤다.
- 영업보고서와 사업내용회사에서 분석한 지난해 영업개황을 보면 코로나19에서 빠르게 회복됐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2022년에도 우크라이나 전쟁, 공급 차질 등으로 어려운 환경임을 인식하고 있으며 미래 성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기재했다.
아래 내용은 첨부서류인 영업보고서 내용인데 공식적으로 어디에 부품을 공급할지가 언급돼 있어 가져왔다. 싼타페, 투싼, G70, 넥쏘, 벨로스터 N, 팰리세이드에는 와이어링 하니스를 캐스퍼에는 ICU를 공급하고 있다.
와이어링 하니스 가격은 지난해와 비교해 대부분의 차종에서 납품 가격이 크게 올랐다. 2021년 3분기와 비교해도 2021년 4분기 가격은 거의 변동이 없으며 투싼의 경우에는 납품가격이 4분기에도 상승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납품가격 하락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원자재의 경우 물론 2020년에 비해 전선 가격이 올랐지만 다른 원자재 가격은 크게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대비 4분기에도 큰 상승 요인은 없어 보인다.
외환 리스크 부분이 조금 인상적으로 보이지만 2020년까지 달러화 상승에 큰 폭의 순이익 마이너스 효과가 있었다면 2021년에는 달러화 상승에 작은 순이익 플러스 효과가 발생했다. 플러스 마이너스 상관없이 환율 변동에 순이익 변동폭이 줄었다는 게 긍정적인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2021년 사업보고서의 핵심 내용은 바로 연구개발과 관련된 내용이다. 2017년 HEV 정션 블록과 ICU 개발이 각각 투싼/싼타페 하이브리드와 캐스퍼 납품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THN은 2018년 정부과제인 차세대 통신제어기 개발을 시작해 2021년 완료, 2019년 현대차그룹과 함께 자율주행 전력제어모듈 개발, 2020년 현대차그룹과 함께 전기차 전동화 제품과 개발을 완료했다. 2018~2020년 연구개발도 속속 현대차 또는 타OEM 차량에 반영되기 시작한다.
그런데 2021년 새로 추가된 연구개발 내용은 모두 자율주행차 대상 연구개발이다. 첫 번째는 자율주행차 정션블록 개발로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차용 정션블록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첫 번째 개발 내용은 매우 중요하지만 어떻게 보면 흐름상 당연해 보이는 내용이라면 두 번째 개발 내용은 상당히 임팩트 있어 보인다.
2018년 통합제어기와 이어지는 내용인데 자율주행차에 적용하는 통합통신제어기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이다.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라는 점에서 일단 흥미로운 부분이 있고 현대차그룹과의 개발이 아닌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와의 공동 개발이라는 것도 타 OEM 확장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왜냐하면 연구결과가 제품에 반영될 경우 부분을 보면 HKMC 차량이 아닌 HKMC 통신제어기 적용 차종에 제안으로 기재되어 있는데 현대모비스가 통신제어기를 타고 차량 OEM에 납품할 계획도 있기 때문에 현대모비스를 통해 다른 OEM 간접 진출도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차량제어기 소프트웨어는 현대차그룹의 EV 로드맵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었다. 현재의 통신제어기를 2세대, 3세대로 발전시키면서 점점 차량제어기를 표준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적용을 통해 통합해 나간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전 차량 OTA 업데이트를 확대하겠다고 했는데, 이 계획의 일부를 THN이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2. 재무제표와 기타 부분의 위 내용에 비하면 재무제표와 기타 부분은 크게 살펴볼 부분이 많지는 않다. 그럼에도 THN은 재무 부분에서 꼭 알아봐야 할 내용이 있기 때문에 중요한 부분 위주로 발췌해봤다.
우선 자산을 보면 현금성 자산과 재고 자산이 크게 늘었다. 재고자산의 경우 회사 측에서는 경영진단 부분에서 공급난으로 인해 미리 확보한 차원이라고 설명하고 있어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관계기업에 대한 투자자산이 생산 정상화에 따라 늘었고, 주요 해외공장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유형자산도 크게 늘었다.
부채의 경우 유동성장기 차입금과 회사채 증가로 인해 전체적인 부채 규모가 늘었다. 유동성장기 차입금은 자동차 부품업체에 대해 정부에서 지원한 저리의 차입금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받는 것이 이득이며 이 부분 역시 크게 신경 쓸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
자본 부분을 보면 이익잉여금이 크게 늘었기 때문에 자본총계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 부채도 늘었지만 부채비율은 2021년에도 낮아져 재무구조는 계속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손익계산서를 보면 당연히 2020년보다 21년 개선세는 뚜렷하다. 차라리 19년과 비교해 보는 게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물론 2021년에도 생산이 완벽하게 정상은 아니었지만 매출이나 영업이익은 생산에 차질이 없었던 19년과 상당히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건 2022년이 그래도 2021년보다는 자동차 생산 환경이 조금이나마 좋을 테니 2022년은 2021년보다는 훨씬 좋은 실적이 나올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자회사 재무상황과 손익을 보면 20년과 21년 차이가 확연해 보인다. 특히 브라질 법인을 보면 지난해 말 채무를 상환하면서 파라과이 법인을 본사로 가져오는 결정을 통해 재무구조가 상당히 개선됐다. 당기순익도 여전히 마이너스이긴 하지만 개선돼 아마 2022년에는 레알화 환율로 인해 대규모 환손실이 나는 현상은 크게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필리핀 법인은 막대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고 베트남 법인은 4분기에 드디어 매출이 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 본격적으로 생산에 기여하면 필리핀 법인에만 좋은 수익성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다음은 사측이 진단한 21년 경영활동이다. 자산, 부채, 자본 모두 증가했지만 자산 증가의 경우 재고 확보와 해외 공장 확대에 따른 유형자산 증가, 현금 증가가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부채의 경우 차입금 증가, 자본은 이익잉여금 증가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그 결과 결국 부채비율이 하락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공시 진행사항 부분인데 ICU 공장 신규 시설 투자는 진행 중인 것으로 기재돼 있다. 아마 연내 공장이 착공돼 시생산까지는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법인에 대한 추가 투자도 진행되고 있다.
3. 결론 THN의 2021년은 코로나 사태에서 빠르게 턴어라운드한 사업연도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2019년 수준의 실적 근처에도 가지 못한 것에 비해 THN은 여전히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2019년 실적 수준을 기록하며 다른 자동차 부품업체들과 차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와이어링 하니스라는 제품 자체가 미래차 성장과 큰 관련이 있고 차량의 고급화/전동화로 제품 가격이 계속 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THN은 회사의 방향을 완전히 자율주행차를 위한 전장품과 통신제어기 회사로 설정한 것 같다. 와이어링 하니스라는 제품 자체만으로도 회사의 미래를 어느 정도 맡길 수 있지만 향후 미래차 시대에서의 확장성과 경쟁력을 위해 연구개발을 자율주행 부품에 집중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현대차그룹의 로드맵과 큰 관련이 있다는 점과 공동개발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빠른 시일 내에 성과도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아직 시장의 평가는 늦어지고 있다. 실적도 압도적이고 문제로 지적됐던 부채비율도 계속 개선 중이어서 브라질 레알화는 더 이상 걱정거리가 아닌 기대거리가 된 상황이지만 여전히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 부품업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아마 사업보고서의 내용이 조금씩 알려지거나 실제로 구현되기 시작하면 그제서야 사람들은 마음이 급해지지 않을까.
●이제 주가가 자율주행할 차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