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7일, 보리 진열장

어제에 이어오늘도 가해자 김 씨와 통화했다. 사실 명칭으로 말끝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 국민 신문고에 다시 민원을 넣었다. 사실 관계를 확인하라고.어머니는 오늘 매우 힘든 일을 했다. 마루짱과 둘이서 어떻게 지내는지 걱정하던데, 보리의 생일 이후에 용기를 준 생각이 들고 뭔가 더 당당한 느낌이랄까. 보리를 위한 원목의 쇼케이스를 샀다. 엄마의 방과 서재 사이에 두고 가구야. 가구점에서 보았을 때 그렇다고 생각했대. 크기도 왜 거기에 딱 맞는지, 보리 때문에 만들어진 것 같아. 그 진열장 속에 보리의 유품을 진열했다. 어머니 혼자. 좋아하고 읽던 책, 놀던 장난감, 좋아했던 음식. 보리에 보내려고 태워다 준 것이 후회한대. 엄마 혼자이고, 정말. 그러나 보리가 얼마나 났을까. 그리고 얼마나 아쉬웠을까. 나에게 보낸 메시지야.보리의 물건을 정리하고 넣었습니다. 하나하나 먼지를 닦아내고 충분하지 않나. 책장 하나까지…보리를 읽어 준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군요. 그때 그 시간이 이렇게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줄은 몰랐는데… 그렇긴. 아쉬움이 많이 남는군요. 더 재미 있고 멋지게 읽어 주면 됐다. 너무 보고 싶은데 조금이라도 보리가 찾은 것 같아요. 보리의 물건을 보내야 천국에서 무섭지 않고 외롭지 않으냐고 생각하고 많이 실어 보냈지만 조금 후회가 되네. 나에게는 모두 기억을 되살리는 보물로 될텐데…점심 맛있게 드세요, 비가 오니까. 』-2016.3.18.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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