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Z 플립 디자이너&개발자가 밝힌 폴더블폰 디자인 스토리
사진제공: 삼성전자의 오랫동안 스마트폰 디자인은 바뀌지 않았다 편한 크기와 한 손으로 쥐는 그립감의 기준이 정해진 뒤로는 색상이나 카메라 모양만 바뀔 뿐 전반적인 모양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런 흐름을 180도 변화시킨 스마트폰이 등장했으니 바로 ‘폴더블폰’이다. 어떤 기업이 특허를 받았다든가, 어떤 기업은 즉시 발매한다든가. 소문으로만 떠돌던 폴더블폰은 한때 유니콘과 같은 존재였다. 카다통신은 2018년 중국에서 세계 최초의 폴더블폰이 출시되면서 사실이 됐다. 그러나 첫 폴더블폰의 성능은 기대 이하였고, 폴더블폰은 실현되지 못할 꿈이 된 듯했다.
사진제공: 삼성전자 이후 여러 업체가 폴더블폰을 출시했지만 이미 관심이 높아진 소비자의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런 분위기를 쇄신해 폴더블폰 시장 1위로 올라선 곳은 삼성 갤럭시다. 좌우로 접히는 갤럭시폴드를 시작으로 올해는 디스플레이가 위아래로 접히는 갤럭시Z 플립을 출시했다.
한 손에 들어오는 컴팩트한 디자인과 그립감, 독특한 색상 등 갤럭시Z 플립은 단숨에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Z플립의 높은 인기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던 딱딱한 디스플레이가 위아래로 접히는 기술에 대한 호기심에서 비롯된다. 소비자들의 니즈를 읽은 디자인에 대한 기대감이 그 뒤를 잇는다.
보다 새롭고 편리한 제품을 선보여야 하는 현 시대에 Z플립은 기술과 디자인이 상호 보완한 대표적인 사례다. 접었을 때의 부드러운 힌지 기술과 이를 뒷받침하는 디자인이 없었다면 Z플립은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디스플레이가 반으로 접혀도 문제없이 수없이 접히는 힌지의 기능이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보였을까? 삼성전자 디자인팀과 기구개발팀에 갤럭시Z 플립에 관한 비밀을 물었다.” 0.1mm까지 고민하고 닦은 디자인”
Interview with 삼성전자 디자인팀 차세대 제품 디자인 그룹 김태준 상무
스마트폰의 변화가 없는 시장에서 폰은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특히 삼성은 갤럭시폴드, Z플립으로 가로·세로 폴더블폰을 모두 출시했는데요. Z플립 언제부터 구상했어요?2011년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프로토 타입을 발표한 이래, 갤럭시 폴드를 내기까지 8년이라고 하는 시간을 필요로 했습니다. 그리고 딱 1년 만에 Z플립을 내게 됐습니다 사실 Z플립만을 위한 개발에 얼마나 시간이 걸렸는지 정확하게는 단언할 수 없습니다. 이전 프로토타입 연구와 이후 8년 동안 갤럭시폴드 같은 세로형 폴더블폰만 연구해 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가로, 세로 폰을 동시에 연구하셨군요.제품의 외관 디자인부터 스마트폰의 수많은 기술적 요소까지 아웃폴딩 폼팩터*라는 기본 방향 아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제품을 구상하면서 현실화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프로토 타입으로부터 갤럭시 폴드, Z플립, 또 차세대 폴더블 제품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유저의 요구를 파악해, 그것을 만족시키는 최적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모든 노력이, 과거 9년의 시간에 녹아 있습니다.* 아웃폴딩 폼 팩터 : 외부에 노출된 두 개의 디스플레이를 밖으로 펼쳐 크게 만드는 스마트폰 외형의 디자인. 접은 상태에서도 2개의 디스플레이를 모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미지 제공: 삼성전자의 ‘접기’ 스마트폰에서는 무엇보다 힌지 부분이 중요했던 것 같은데요?Z플립에서 힌지는 어느 부분보다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폴더블폰의 기본인 폴딩 경험을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특정 각도에 들어가면 모양이 고정되기 때문에 어디에나 설치할 수 있는 핸즈프리 경험까지 제공합니다. 또, 이러한 동작에 있던 「플렉스 모드」라고 하는 새로운 UX를 더해 특징적이면서 매우 유용한 사용하기 편리함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힌지의 기능을 살리면서, 외형적으로 좋은 디자인을 위해 어떤 실패와 과정을 거쳤는지 알고 싶습니다.최적의 폴더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Z플립은 삼성전자만의 혁신적인 기술로 탄생한 하이드어웨이 힌지 Hideaway Hinge 기술이 적용되었습니다. 그 만큼 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힌지는, 상상 이상으로 많은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많은 부품들을 작고 정교하게 가공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한 손에 쏙 들어가는 컴팩트함을 메인 컨셉으로 가져가는 Z플립 디자인과 조화를 이루는 힌지를 완성하기 위해 개발진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함께 고민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하이드 어웨이 힌지는 이름 그대로 큰 역할을 함과 동시에 Z 플립의 외형 디자인에 일체가 되어 녹아들었습니다.
사진제공: 삼성전자 폴더블폰 디자인 시 가장 어려운 문제점이 무엇이었습니까?펼쳤을 때는 대화면의 경험을 주고, 접었을 때는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휴대성 사이에서 최적의 밸런스점을 찾기 위해 수백 개의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테스트를 실시했습니다. 모든 제품이 그렇지만 특히 스마트폰은 외관의 심미성 외에도 고려해야 할 필수요소가 매우 많은 제품입니다. 그래서 항상 아름다움과 사용성, 심플함과 완벽함 등 공존하기 어려운 요소들 사이에서 가장 조화로운 균형을 찾는 것이 디자이너들의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와 그립감은 폴더블 폰에서 중요한 경험입니다. 그럼 현재의 컴팩트한 크기와 그립감은 어떤 식으로 해서 생겨난 것일까요.언제 어디서나 쉽게 휴대 할 수 있도록, 접었을 때 슬림한 디자인과 쾌적한 그립감을 선사하기로 했습니다. 그 때문에, 수백개의 프로토 타입 테스트를 실시해, 0.1밀리의 작은 단위까지 계산하고 디테일을 정돈했습니다.
Z플립은 다른 스마트폰보다 보이는 면적이 작습니다. 그래서 카메라의 위치와 크기, 브랜드 로고의 위치 등을 꼼꼼히 체크했죠.사용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전면 카메라에는 노치 없이 인디스플레이 컷아웃*을 적용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삼각대 없이 최고의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도록 카메라의 위치를 조정했습니다.* 인디스플레이 컷아웃(indisplay cutout) : 스마트폰에서 디스플레이 표면에 확장되는 영역. 대표적인 예로 아이폰의 노치 디자인을 들 수 있다.
독특한 컬러 또한 Z플립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소입니다. 미러퍼플, 미러골드 등 색상 선택기준이 있나요?Z플립은 스마트폰인 동시에 스타일리시한 패션아이템으로도 보이구요. 그래서 사용자의 개성과 자신감을 완성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접었을 때 나타나는 전면부에 감각적인 색상과 소재감을 더했습니다.
묘하게 형형색색의 외관을 가진 컬러는 어떻게 제작하셨나요?Z플립의 컬러에는 섬세한 층마다의 레이어가 스며들어 있어 폴더블 폰을 개폐할 때 빛의 각도에 따라 다채로운 색감이 나타납니다. 이는 정밀한 공법과 유려한 유리잔 마감과정을 거쳐 실현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과감하면서도 섬세한 빛을 담은 미러 퍼플, 깊은 푸르름을 더한 미러 블랙, 우아한 클래식 골드에 세련된 컬러감을 더한 미러 골드를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Z플립의 3가지 기본 컬러 미러블랙, 미러골드, 미러퍼플 | 사진제공 :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은 기본 3가지 색상 외에 톰브라운과의 콜라보 제품을 선보였다. | 사진제공: 삼성전자의 삼성 갤럭시가 유독 ‘접이식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가 궁금합니다.소비자는 더 큰 화면을 원하는 동시에 쉽게 휴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스마트폰에대한소비자들의욕구가점차다양화되고있는데요,폴더블기술은이러한욕구를충족시키는기술이기때문이다라는거죠.
앞으로 휴대용 폰이 더 발달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새로운 모바일 카테고리로 Z 플립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모바일 경험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제조사들이 폴더블폰을 출시하고 있는 만큼 점점 더 차별화가 어려워질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의미 있는 경쟁이 오히려 휴대용 폰의 다양한 한계를 더 빨리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폴더블폰이라는 새로운 디자인이 의미있는 혁신이 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생태계를 함께 구축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고 어려운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우리가 다양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포터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처럼 앞으로도 포터블폰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20만 번 접어도 끄떡없는 힌지’
Interview with 삼성전자 기구개발팀 선행기구개발그룹 문희철 수석
폴더블혼에서 힌지는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여러 번 여닫아야 하는 특성상 튼튼해야 합니다. 내구성을 위해 특별히 적용된 기술이 있습니까?Galaxy Z플립의 힌지는 부드럽게 열리면서 견고하면서도 콤팩트한 컨셉의 제품 디자인을 해치지 않도록 설계되어야 합니다. 그를 위해 고안한 하이드 어웨이 힌지는 정교하게 설계된 아주 작은 힌지로, 원하는 각도에서 스마트폰을 확장하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 Freestop Hinger 기술과 함께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막고 내구성을 높여주는 역할 Sweeper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Z플립이 쉽게 접히도록 도와주는 듀얼 CAM 메커니즘 기술 | 이미지 출처 : 삼성 뉴스룸
힌지의 부드러운 탄성도 사용자에게 중요한 경험입니다.부드러운 탄성감을 위해 Z 플립 힌지에는 듀얼 CAM 메커니즘 기술이 적용되었습니다. 능선(ridge) 형태의 듀얼 CAM 메커니즘은 하이드어웨이 힌지의 핵심기술로 힌지 양 끝에서 두 개의 가상 회전축을 구성하는 캠디텐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상하로 맞물려 있는 능선 모양의 캠 고정 CAM detent와 캠의 움직임을 지지하는 스프링이 어느 각도에서도 부드럽게 펼쳐져 접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힌지 틈새에 설치된 스위퍼는 먼지가 기계 안에 들어가지 않도록 막아준다. | 이미지 제공 : 삼성전자 아무래도 접히는 부분인 힌지에는 먼지가 붙기 쉬운데요.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Z 플립에는 브러시가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외부로부터의 이물 유입을 막을 방법을 찾는 것은 힌지 개발의 또 다른 어려운 점이었습니다. “저와 개발 팀은 탄성을 가지면서도 부드러운 소재를 찾기 위해 다양한 소재를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청소기 브러시에 적용된 나일론 섬유가 우리가 필요로 하는 탄성과 긴 수명을 모두 만족시킨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섬유를 그대로 활용할 수는 없었습니다. Z플립의 하이드 어웨이 힌지와 본체의 틈새는 1mm가 되지 않아 새로운 초정밀 섬유 커팅 기술을 개발해야 했습니다. 다년간의 노력과 시행 착오 끝에, Z플립의 힌지와 본체 사이에 탄력과 유연성이 있는 나일론 섬유를 개발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그 결과가 외부로부터의 이물질 유입을 막는 스위퍼의 탄생입니다.
폴더블폰은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스마트폰입니다. 개발자로서 예상되는 폴더블폰의 미래 디자인은 무엇일까요?제품의 미래는 항상 소비자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용자의 라이프 스타일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특히 휴대용 폰을 사용함으로써 어떻게 생활 패턴이 바뀌고, 그로 인해 어떤 새로운 요구와 불편함이 나타나는지를 끊임없이 관찰하고 연구해야 합니다. 결국 사용자의 삶과 요구가 휴대용 폰의 미래를 정의하게 될 것입니다.
글 | 디자인프레스호영운기자([email protected]) 취재협조 및 자료제공 : 삼성전자(www.sams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