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5000원으로 서울대 의사가 된다고?너무 쉬운 신분증 위조

1만5000원으로 서울대 의사가 된다고?너무 간단한 ‘신분증 위조’ 오진영 기자, 조성준 기자 입력 2022.01.26.05:00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 사진=게티 이미지 뱅크

시안 작성 비용은 1만5000원, 여기에 장당 2000~3000원만 추가하면 제작이 완료됩니다.플라스틱으로 제작된 ‘카드 신분증’에는 자신의 직업과 재학 중인 학교 등이 표시돼 있다. 사진과 IC(집적회로) 칩이 들어 있어 신분증에 쓰인다. 이를 위조하는 것 자체도 범죄지만 사기나 횡령 등 다른 범죄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음지에 있는 ‘불법 전문가’를 거치지 않고도 일반 업체를 통해 손쉽게 제작이 가능하다.25일 서울 동대문구와 경기지역, 인터넷 등에서 영업 중인 일반 신분증 제작사 5곳에 문의한 결과 대부분 증빙절차 없이 제작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경찰서와 대학병원, 관공서 등 공공기관의 신분증 제작에 특별한 확인을 요구하지 않는 업체도 있었다. 기본 디자인 시안에 1만원, 목걸이 투명 케이스 등을 포함해 장당 최대 4000원을 추가하면 그럴듯한 가짜 신분증이 만들어진다.업체들은 악용 소지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모든 주문을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동대문구의 한 제작업체 사업주는 “공공기관이거나 과도하게 소량 제작하는 등 의심스러운 경우에는 확인 전화를 드리고 있다”면서도 “저희가 무슨 권한이 있는 게 아니어서 그쪽에서 ‘옳다’고 하면 특별한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사진=트위터로 조임

음지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주민등록증 위조 면허증 제작 등의 문구로 홍보한다. 가격은 5만~10만원으로 다소 비싸지만 전문직 자격증이나 은행 잔액증명서, 공공기관 신분증까지 다양한 위조 자격증을 4~6일 이내에 받을 수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가격 협의 후 24시간 제작이 가능하다”며 “일부 신분증은 출입까지 가능할 정도”라고 말했다.문제는 이런 행위가 불법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에도 서울의 한 유명 대학병원 의사인 것처럼 신분증을 위조해 20명의 여성과 교제해온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결혼중개업소 앱에 회원가입하면서 신분증과 면허증, 혼인관계증명서까지 위조해 제출했다. 사기 피해를 입은 여성 중에는 전문직·의료직 등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자영업자도 미성년자가 위조된 신분증으로 성인 행세를 하며 입장할 경우 피해를 볼 수 있다. 2019년부터는 위·변조한 신분증을 사용한 경우 자영업자 처벌을 면제하도록 식품위생법이 개정됐지만 판매손실을 보상받을 수 있는 방안은 없다. 성남시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A 씨(41)는 영업정지는 면하더라도 판매금액을 돌려받기는 어렵다며 위조탐색기기도 넣었지만 모두 제거할 수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신분증 위조는 더 큰 범죄 낳을 우려도…”초기 엄단해야” ━/사진=뉴스1

수사기관은 음지화된 업체가 많아 일부 신분증의 경우 제작만으로는 위·변조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주민등록증 위조는 공문서 위조에 해당하며 최대 징역 10년형, 사원증 등의 위조는 최대 징역 5년형에 처해진다. 경찰 관계자는 “위조한 신분증을 행사하거나 주민등록증을 위조하는 것은 당연히 범죄”라면서도 “단순한 사원증 제작까지 일일이 단속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형사 전문가들은 증서 위조가 다른 범죄의 수단이 되는 행위인 만큼 초기에 엄격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위조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만드는 업체도 강력한 행정처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위조 자체는 사회적 여파가 작지만 일종의 전조범죄(다른 범죄에 우선하는 범죄)로 볼 수 있어 적극적인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오진영 기자 [email protected] 조성준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 돈 보이는 실시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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