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와 마법사 위의 돌 흥행의 안전지대라면 시리즈 영화가 아닐까 싶어요. 쥬라기공원 배트맨 캐리비안의 해적 트랜스포머 분노의 질주 해리포터 등 시리즈 영화는 개봉될 영화입니다.
시리즈도 내용에 따라 리부트(Reboot) 1, 스핀오프(Spin-off) 2, 시퀄(Sequel) 3, 프리쿨(Prequal) 4 등으로 나뉘는데, 이들 영화를 총체적으로 ‘프랜차이즈’ 영화라고 합니다. 영화가 프랜차이즈로 발전하려면 무조건 첫 등장부터 흥행에 성공해야 가능해요. 아무리 잘 만든 영화라 해도 흥행적이지 않으면 속편은 물거품이 되지만 시리즈로 기획됐지만 이뤄지지 않은 영화로 <존 카터: 어둠전쟁의 서막> <A-특공대> <그린랜턴: 반지의 선택> <론 레인저> 등이 그런 경우인 것 같아요.1) 리부트(Reboot) : 핵심 주요 골격이나 등장인물만을 차용하여 새로운 시리즈로 재시작하는 영화를 말한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배트맨 비긴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등이 여기에 속한다.
2)스핀오프(Spin-off) : 기존의 등장인물이나 상황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영화를 말한다. 원작과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주인공이나 스토리는 전혀 다르다. 해리포터 살리스의 신비한 동물사전 등이 대표적인 예다.
3)시퀄(Sequel) : 일반적인 속편을 말하며 기존 캐릭터와 이야기를 재사용, 확장하여 이야기를 전개하는 영화를 말한다. 뒤에 숫자를 붙이거나 부제를 붙여 속편인 것을 표시한다. <대부> <해리포터> <분노의 질주> 등이 있다.
4)프리퀄(Prequal) : 주인공의 과거 이야기 또는 오리지널 에피소드에 앞선 사건을 보여주고 본편에 당위성과 개연성을 제공하는 영화를 말한다. 『행성 탈출』시리즈의 프리 쿨 『행성 탈출: 진화의 시작』 『반지의 제왕』의 프리 쿨 『호빗: 뜻밖의 여로』 등이 있다.
‘그린랜턴: 반지의 선택’ 1편의 성공으로 프랜차이즈 영화는 팬덤을 확보하게 됩니다. 일종의 잠재적 관객이라고 하는데, 이 잠재적 관객이 많을수록 프랜차이즈로서의 가치는 높아집니다. 제작자 입장에서도 이러한 프랜차이즈 영화는 검증된 캐릭터와 스토리를 재활용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영화를 만들기보다 실패할 위험이 적어지고, 전작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만큼 제작 기간도 단축된다는 점에서 선호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랜차이즈 콘텐츠를 하나 가지고 있다는 것은 강력한 파워와 함께 막대한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할리우드에서는 70년대 대부 조스 스타워즈 등 속편이 성공하자 블록버스터급 영화는 처음 제작 때부터 속편을 염두에 두는 경향이 있어 왔고 영화 계약서에 속편 제작에 대한 권리가 명시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입니다. 프랜차이즈 영화는 블록버스터급 영화에게만 주어지는 차별화된 혜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고괴담>한국 영화도 프랜차이즈 영화가 있는데 대표적인 영화가 <여고괴담>으로 1998년 시작하여 2009년 <여고괴담 5>로 마무리하였으며, 최근 재구성하여 <여고괴담 리부트: 모교>로 새롭게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한 설날과 추석 명절을 겨냥한 영화로 설 대표 프랜차이즈로 <조선명탐정>시리즈가 있었고, 추석 대표 프랜차이즈로 <가문의 영광>과 <타짜>시리즈가 있었습니다” “최초로 많은 시리즈를 낸 영화로는 1982년 시작한 정인엽 감독의 “애마부인” 시리즈로, 2016년 “애마부인 2016″까지 모두 14편이 개봉했습니다”
이런 프랜차이즈 영화는 (잘 만들든 못 만들든) 계속되는 시리즈와의 시간적 간극 즉 유통기간을 줄이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2001년 최고의 히트를 기록한 『엽기적인 그녀』의 경우 아쉽게도 두 번째 작품이 15년이나 지난 2016년에 개봉됩니다. 신선도가 떨어져서 흥행에 실패해요. 1999년 공개된 주유소 습격사건도 2010년에야 2탄이 등장하면서 주유소를 다시 망가뜨릴 이유가 없게 됐습니다. 2001년 친구 역시 2013년 2편이 나오는데, 늙은 조폭 얘기처럼 보일까봐 (김우빈)까지 투입했지만 흥행을 따라가지 못했어요. 반대로 신과 함께의 경우는 2017년 12월에 죄와 벌이 등장하고 8개월 만에 인과련이 개봉해 쌍천만 영화가 된 최초의 프랜차이즈 영화가 됩니다.
흥행판에서는 옛날부터의 속설이 있지만 속편은 형님뻘 되는 동생은 없다는 말이 있어요. 대부분의 영화가 시리즈가 반복될 정도로 흥행이 떨어지니까 나온 얘기인데, 이에 대처하기 위해 나온 게 유니버스예요. 한꺼번에 세계관을 공유하는 방식인데. 대표적인 것이 MCU(Marvel Cinematic Universe), DCEU(DCExtended Universe), 그리고 제임스 왕 감독이 공포영화로 구축하고 있는 ‘컨저런스’ 등이 있습니다. 세계관을 확장해 ‘잠재적 관객’을 더 많이 확보하려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건조한 흥행판에 한줄기 빗발치는 ‘반도’도 이런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1000만이 넘은 <부산행>을 기준으로 <부산행>의 프리퀄 <서울역>, 그리고 그 4년 후를 다룬 시퀄 <반도>까지 연상호 감독의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확장한 ‘용니버스’ 세계관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부산행>의 잠재관객을 등에 업고 <부산행>의 유일한 생존자인 선경(정유미)과 수안(김수안)을 이야기에 끌어들임으로써 위험을 줄이는 방법으로 진행하였겠지만, <반도>는 시퀄임에도 불구하고 <부산행>이 가진 여러 장점들을 과감히 포기하고 도전을 택합니다. 새로운 영화를 개봉하는 듯한 독자 노선을 택한 <반도>, 이런 도전 정신은 높이 평가받지만 한편으로 아쉬움이 조금 남는 건 그저 한바탕의 행사로 끝이 날 겁니다.저 | 이하영 하필름즈 대표, 영화 배급과 흥행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