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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고독(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민음사 출판) 20년이 넘은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오빠에게 읽어보라고 추천한 《백년의 고독》! 얼마 전 읽은 ‘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에서도 ‘혁명 재발견’이라는 발명품으로 소개됐네요. 그런데 그동안 읽지 못했어요. 어렵다는 말에 신중해졌어요. 그래서 이 책은 하지 못했던 숙제 같은 것, 아득한 세계, 그리고 책의 이름이 주는 고독감을 느끼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백 년의 고독’, ‘백 년의 고독’, ‘백 년의 고독’ 이렇게 다양한 이름으로 나오는데 민음사에서는 ‘백 년의 고독’이라고 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동안’이라는 이름이 들어가서 그 기간을 강조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했습니다.(물론 이건 내 개인의 생각!!)

백년의 고독과 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에서는 ’20장 미래를 쇄신하라’에서 ‘혁명 재발견’이라는 발명품으로 소개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재발견’이라는 의미를 매우 뜻깊게 느꼈습니다. ‘백년의 고독’의 첫 번째 문장에 대해서 ‘재발견’의 의미를 이야기하는데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그 의미를 알고 경이롭기까지 했습니다. 특히 망각은 그 망각의 대상을 재검토할 때 새롭게 발견하기 위한 장치라는 내용으로 얼어 버릴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꼭 가까운 시기에 읽어보기로 결심하고 드디어 첫 장을 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아마 많은 것을 ‘재발견’할 것입니다. 거기에 또 다른 경이로움이 있을 겁니다.
이 책의 제목 ‘고독’은 사실상 로맨틱하게 느끼기보다는 폐쇄와 단절의 의미가 강한 것 같았습니다. 부엔디아 가문의 7대가 가상의 도시 ‘마콘다’에 폐쇄돼 살았던 백년의 고독입니다. 콜롬비아와 라틴 아메리카의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과 끊임없는 내전, 그리고 그 짙푸른 자연과 어우러져 책에서 추구하는 마술적 사실주의와 딱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10년 정도 전입니까, 브라질에 출장을 가서 남미의 자연을 접했는데 신비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유럽에 식민화된 라틴 아메리카의 운명은 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해 있기에는 비극적인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백년의 고독’의 고독 역시 당시 혼란스러웠던 콜롬비아의 상황과 그에 따른 폐쇄성과 근친상 간의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백년의 고독’을 읽기 전에 먼저 콜롬비아의 상황을 찾게 되었고 콜롬비아도 재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가수 양파 역시 이 책을 자신의 ‘인생책’이라고 자신의 유튜브에서 언급했죠. 예전에 양파 노래를 좋아했는데 그녀가 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너무 기뻤어요. 유튜브 목소리도 얼마나 차분하고 예쁜지 귀에 들어왔어요.
“수능을 치르지 못하고 방에서 은둔할 때 잡은 책”이라며 “10대 후반의 나이에 이 책을 얼마나 이해했겠지만 잘 몰라도 작가의 필력에 압도돼 이 책의 무게가 짖는 엄청난 경험을 했다”고 술회했습니다.그리고 자신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습니다.
책을 읽기 시작하니 앞쪽에는 ‘부엔디아 가문의 가계도’가 나왔네요. 등장인물이 얼마나 복잡했기에 이렇게 친절하게 정리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가계도 비슷한 이름이 반복되면서 혼란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더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 책의 첫 문장부터 나를 확 끌어당겼어요. 물론 이번에도 차분히 환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읽을 예정입니다.
많은 세월이 흐른 뒤 총살형 집행대원 앞에 섰던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은 아버지를 따라 얼음판을 보러 갔던 먼 옛날 오후를 떠올려야 했다. 그 당시 마콘도는 선사시대의 알처럼 매끈하고 하얗고 거대한 돌이 깔린 하상에서 투명한 물이 흘러나온 강가에 진흙과 잘 만들어진 집 20채가 들어서 있던 마을이었다.(《백년의 고독》(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민음사출판)
저는 이 책의 글을 통해 가상의 도시 ‘마콘드’로 빨려 들어가 부엔디아 집안 사람들을 만나는 것 같았습니다. 고독의 세계로 말입니다.